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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에세이 "추운 날의 선물"

김영숙기자 0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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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진철 목사, 충남 서천 화양면 오순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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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추운 날씨 때문인지 오늘 아침 우리 동네의 아주 야트막한 왕재산에 눈꽃이 피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저녁까지 눈이 예보되어 있었습니다. 주일을 앞두고 눈이 오는 것은 신경이 쓰이는 일입니다. 연로하신 교인들의 출입 때문입니다. 다행히 저녁 무렵 까지 듬성듬성 내리던 눈송이들은 바람이 날려가거나 길에 떨어져도 금방 녹아서 쌓이지 않았습니다. 비가 온 것처럼 도로는 촉촉이 젖었습니다. 이 정도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했습니다. 저녁 8시쯤에 교회에 주보를 가져다 놓으려고 나왔던 나는 눈앞의 광경에 당황했습니다. 잘못 보았나. 할 정도로 그 사이에 눈이 소복이 내려 사방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하늘을 보니 달과 별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얼기 전에 사람들이 출입할 통로의 눈을 치워야 했습니다. 예배당 입구와 예배당에서 식당으로 가는 길만이라도 치워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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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눈이 온 것을 가늠해보고 하나님은 정확한 분이라고 감탄을 했습니다. 주님은 지난번처럼 눈이 많이 오면 아예 내가 손을 놓고 일을 하지 않을 것이고, 너무 적으면 안 치워도 되겠다 하고 내가 집으로 들어 가버릴 것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요정도도 안 치우면 사람들이 목사님이 게으르다고 말 할 정도로 눈이 오게 하신 것입니다. 주님의 속 깊은 뜻을 헤아리고 나와 아내는 번거롭기는 해도 기분 좋게 눈을 치웠습니다. 다행이 밤에 더 이상 눈은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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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 아침 밝은 햇살 속에 왕재산의 눈꽃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분명히 어젯밤에 눈을 치웠다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주일 예배 드리고 보니 그 아름다운 눈꽃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추운 날씨와 실시간으로 바뀌는 일기예보 때문에 불평하는 나에게 '어지간히' 하라고 하나님이 슬쩍 다녀가신 모양입니다. 추운날씨가 아니면 볼 수 없었던 왕재산의 눈꽃풍경,


김진철





기사등록 :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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