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Wonder ? 참 이상한 나라
*편집자 註 : 아래 글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그대로 가감없이 복사하여 올린 것입니다. 지금 시국이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폐렴 바이러스로 인해 온나라 정도가 아닌 전세계가 이 무서운 질병에 잡혀 총칼없는 전쟁상태나 마찬가지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아래의 글은 우리나라와 국제적 상황에 대한 직접적 체감, 체험의 글이라 독자님들께 일독을 권하고자 올렸으니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한국, 일본, 중국, 이태리 등의 상황인식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인 것 같아 읽기에 흥미가 더해질 것입니다.(글쓴이 이주혁 님께는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부디 오해없으시길 삼가 부탁드리오며, 좋은 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주혁 (2020.3.21) |
Korea, Wonderland? 참 이상한 나라. 라는 영상을 보면서 나는 사실 손발이 많이 오그라들었다.
문체부 산하 해외 문화 홍보원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국의 코로나 사태 극복의 특징을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여기에서 힘주어 말하는 것은 한국인의 "공동체에 대한 개인적 헌신"이다. "함께, 극복" 이라 외치자고 하는 것 역시 공동체- 개인간 밀접성에 관한 긍정적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국뽕에 잘 취하는 편이다. 국뽕 글도 얘기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국뽕에 빠질 때는 빠져야 하는 근거를 먼저 설명해 줘야 한다. 영상을 보면서 나는 왜 한국인들이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당연히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건 한국의 기후, 지형과 관계가 깊다. 이 나라의 날씨는 불과 한 주에서 보름 사이에 완전히 바뀌어 버리곤 한다. '우기'라고 하는 장마도 동남아같은 데에 비하면 정말 짧고, 가을 추수철에도 지독히, 다이내믹하게 확확 바뀌고 하루 차이로 논밭에 아침 서리가 내려 버리곤 한다.
그러니 예컨대 모내기철이라 하면, 대부분 딱 2주 정도 되는 시간 안에 일을 죄다 끝내야 하는 것이며 그게 추수때도 그렇다. 그 적기가 눈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니 한국은 공동체 문화가 발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남아같은 데랑은 틀리다. 도저히 한 가구의 노동력으로 짧은 시간 내에 그걸 할 수 없으니 여럿이 돌아가며 일을 같이 해주는 게 문화가 된 것이다. "빨리 빨리" 문화 역시 여기서 기인한다.
즉 공동체를 떠나서는 개인이 혼자 잘났다고 살아갈 수 없다. 수없이 긴 세월동안 인이 박힌 인식이다.
IMF 금 모으기, 태안 기름 유출 자원봉사. 코로나 바이러스 경북 지역 자원봉사. 이 모든 것이 같은 선상에 놓고 해석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에선 공동체가 위기에 빠지면 남의 일이 아니라는 형식의 관점이 어느덧 DNA 속에 박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야 저거 큰일났는데 싶어 보이면, 너도 나도 나서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영상을 보면서 어찌 보면, "우리가 사는 모습은 이래요" 라는 걸 생판 모르는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기분, 좀 미묘하지만 참 새삼스러운 그런 느낌이었다. 그저 우리의 특징이고 우리의 삶인데...... 물론 자랑스럽지만, 왠지 자꾸 손이 오그라들어서 혼났다. 그냥 저거 영어 자막 쓰지 말고 우리끼리만 돌려보지....ㅠ
그럼 일본 사람들은 어떤가? 걔네는 왜 저러고 있나? 그것도 사실, 욕할 것도 없고 비난할 것도 없다. 생각해 보면 걔네도 당연한 것이다.
일본은 봉건시대를 오래 했기 때문에 옛날부터 전쟁을 너무 많이 했다. 현마다 성마다 영주들끼리 죄다 땅따먹기 쌈만 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촌락 자체가 요새화되어 있었다.
일본이 절대로 좁은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닥다닥 붙어서 진짜 쪼만한 데서들 산다. 공간 활용 능력은 거의 세계 최고. 왜 그런 걸까. 요새화된 성내에서 다들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공동 화장실, 공동 급수, 공동 목욕, 이런 건 오랫동안 문화로 굳어졌다. 그러니 사람들이 질서를 잘 지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질서를 안 지켰다간 큰일나는 거다. 그리고 순종한다. 좀 공정하지 못해 보이는 일이 있다 해도 나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 좁디 좁은 촌락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 살고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 전란을 겪으면서, 이들은 관료들의 권위를 세워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같다.
지금 코로나 19 방역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책은 전세계 최악이다. 그러나 그걸 다 외국에서나 뭐라고 하지, 정작 거기 살고 있는 일본 국민들은 일언 반구 어떤 항의도 않는다. 사망자가 엄청나게 생긴다고 하여도 그들은 체념하고 또 지휘부에 순종할 것이 분명하다.
이탈리아는 왜 저러나? 거기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첫째 유럽 전체가 비슷한데, 얘네들이 단일한 민족 국가를 이루게 된 게 언젠지 꼽아 보면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
다 무슨 공국, 백작령, 도시국가 이런 식이었고 뭐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무슨무슨령, 이렇게 죄다 쪼개져 있었다.
한국, 중국, 일본은 너무 오랫동안 단일한 민족으로 동일한 지역에서 계속 주구장창 살아 왔었기 때문에 민족 국가 형성이 쉬웠지만, 유럽은 전혀 절대 아니다. 아직도 쟤네들 한 나라라는 일체감이 별로 없다. 이탈리아는 더더욱 그렇다.
이탈리아가 2차 세계 대전때 독일이랑 편 먹고 추축국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무슨 두각을 나타냈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는가. 얘네들이 "이탈리아"라는 단일 국가라는 걸 느낄 때는 월드컵할 때밖에 없을 꺼같다. 그때 빼고는 저 위에 밀라노 사는 사람이랑 저 밑에 시칠리나 나폴리 사는 사람들이랑 같은 동족이라는 의식 자체가 희박하다. 그러니 코로나 어쩌고 해서 정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아무리 해 봤자 안 먹히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산업과 과학, 기술이 우수하게 발달한 공업 선진국이다. 의학도 발전한 나라이다.
하지만 감염병에 대한 대처는 대중적 통제가 중요하고 엄정하고 자발적이면서 일사불란한 면이 있어야 하는데, 이탈리아에 그런 게 있을 수가 없다. 국민들이 너무나 자유롭고 낙천적이며, 그 문화가 그런 걸 해 본 적이 없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인들이 코로나 19 사태에 전세계에 주목을 받고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이 상황이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성취욕이 강하며 열성적이고, 교육 수준도 높다. 하지만 그걸 한국인들의 민족성이 빼어나서, 그런 식으로 갈 필요는 없다. 단지, 한국적인 성향, 특성. 그런 것이 외국인들과 비교해 볼 때 이렇다 라는 것을 우리가 새삼 느끼게 되는 그런 좋은 사례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에서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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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럽, 미국에선 지금 다들 시즌1의 긴 터널로 들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그 터널을 나와 이제 시즌2 기획하고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할 듯....
기사등록 : 이순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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